포스테키안

2017 봄호 / 세상 찾기 / 포스텍 로켓 연구단체 RC423

2017-05-24 302

포스텍 로켓 연구단체 RC423

안녕하세요? 저는 포스텍 로켓 연구단체이자 스타트업 RC423의 이정락입니다. 저는 ‘지도교수 없이 연구하기’라는 주제로 제 이야기를 풀어 보겠습니다. 이 글에서 제가 왜, 그리고 어떻게 혼자 연구를 하게 되었고 창업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아, 그 전에 저희 동아리 이름이 RC423인데, 많은 사람들이 왜 동아리 이름을 RC423이라고 지었는지, 그 뜻이 뭔지 궁금해 하곤 합니다. 친구들에게는 그냥 ‘내가 RC기숙사 423호에 살아서 그렇지’ 라고 얘기 하지만 사실은 주제에서처럼 제가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을 때는 사무실도, 연구실도 없이 모든 것을 제 방에서 했기 때문입니다.


Why Rocket?
제가 로켓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초등학교 6학년 때의 일입니다. 영재교육원에서 한 자유탐구 프로젝트에서 화약의 성분에 따른 폭발력 비교라는 실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매우 적은 양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힘을 내는 화약은 그 당시의 저를 매혹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이런 화약 실험을 통해서 저는 우주에서도 추진할 수 있는 로켓에 그때부터 빠지게 되었습니다. 대학교에 입학하고 난 뒤에는 URP라고 하는 학부생 연구프로그램에 지원하였습니다. 200만 원의 지원금을 받고 자신이 원하는 연구주제로 5개월간 연구를 하는 프로그램인데, 저는 효율적이고 재사용 가능한 로켓엔진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하지만 막상 연구를 시작하려고 하니 어디서부터 해야할지 막막했습니다. 자료를 찾아보려고 하여도 대부분 러시아어나 영어로 되어 있고, 그 자료마저 항공우주분야의 특성상 국방에 이용되는 기술이기 때문에 실제로 엔진을 제작하는 데 필요한 구체적인 데이터는 공개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또한, 로켓엔진에 사용되는 부품은 기성품이 아니기 때문에 부품가공을 전부 업체에 맡겨야 해서 URP에서 지원받는 금액으로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심지어 완성된 엔진을 테스트할 장소와 장비가 학교 안에 없어서, 저희는 이때 전자저울에 로켓 엔진을 거꾸로 세워두고 연소실험을 하곤 했었습니다. 이런 고전 끝에, 저희는 아주 간단한 엔진 하나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여러 고전 끝에 개발한 엔진이라서 구조가 매우 단순하고 효율도 낮은 원래의 목표와는 영 동떨어진 제품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것을 좀 더 보완하려고 했지만, URP지원금은 물론 사비까지 털어서 했기 때문에 남은 돈이 없었습니다.

Why Start up?
개발비용이 없어서 망설이던 중, 저는 2학년때 들었던 비즈니스 모델 스튜디오라는 수업에서 교수님이 창업지원프로그램에서 시제품 제작비와, 알맞은 멘토분을 주선해 준다는 것을 듣게 되어 학교의 아이코어나 테크스타같은 청년창업 프로그램에 참가하였습니다. 창업지원프로그램을 통해서 저는 그동안 절실히 필요했던 멘토분들을 만나고자 하였습니다. 특히 로켓의 효율과 재사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액체연료엔진 개발이 필수적이었기 때문에 그 분야의 전문가와 우선적으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또한, 교내에 사무실을 지원 받거나 특허, 세금, 법인화 등 학교에서는 배우기 힘든 생소한 부분에 있어서도 상세히 교육을 받을 수 있어서 초기 사업화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결정적으로, 지원 프로그램에서 제공하는 시제품 제작비를 통해 그동안은 사비로만 진행하여 소극적이었던 로켓엔진 및 기반 시설 개발을 저희가 처음에 의도하였던 대로 완제품으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Product가 생기니 과분하게도 여러 대회와 후속지원사업에서 심사위원들이 상당한 관심을 보여서,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도 하였습니다.


And Now?
현재는 학교 및 정부로부터 약 1억 5천만 원 가량을 투자 받아서 본격적인 연구와 개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제 목표는 저희 학교에서도 항공우주 분야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원하는 만큼 공부하고, 실험하고,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난 학기부터 이번 학기까지, 거의 8개월에 걸쳐서 약 100장이 넘는 기획서와 수많은 미팅 끝에 전국 대학교 학부생으로는 최초로 교내에 로켓을 연구할 수 있는 연소 테스트 설비를 설치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았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하여 각종 Lab Scale 연구장비들을 제작하여 저희 학교에 진학할 많은 후배들이 장비를 사용하여 쉽게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현재는 스타트업의 형태를 띄고 있는 단체를 동아리로 바꾸어서 올해부터는 일반 학생들도 모든 설비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최종적인 저의 목표는 항공우주공학계의 선두주자로 학생들이 심도있는 연구를 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글_이정락 기계공학과 15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