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테키안

2017 봄호 / Lecture x Lab : Lecture / 화학의 뿌리 물리화학

2017-05-24 733

화학의 뿌리 물리화학

안녕하십니까, 포항공대 화학과에서 햇수로 4년째 재학 중인 민승환입니다. 대학교에서는 어떤 공부를 하는지 의문을 가지는 고등학생 여러분들에게 화학과의 여러 과목들 중 ‘물리화학’에 대한 설명을 하고자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제가 고등학교를 다닐 때 생각한 물리화학은 단순히 ‘화학의 여러 파트 중 물리처럼 여러 수식과 공식으로 이루어진 분야’ 였습니다. 특히 화학2에서 배우는 엔탈피, 엔트로피와 깁스에너지 등의 열역학파트와 온도에 따른 분자의 분포 및 확산 등을 배우면서 이런 내용들이 물리화학이 아닐까하고 생각하곤 했었죠. 실제로 대학에서 공부해 보니 물론 고등학교 때 생각한 것처럼 수식이 많고 복잡하긴 하지만 단순히 그것뿐 만은 아니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저를 비롯하여 물리화학을 어려워하는 수강생들에게 ‘화학의 꽃은 유기화학이고, 물리화학은 유기화학이란 꽃을 받치는 뿌리와 같은 과목이다.’ 라는 말씀을 종종 해주셨습니다. 수업을 듣던 당시에는 참 알쏭달쏭한 말이라고 생각했지만, 마지막 단원까지 다 배우고 물리화학 실험수업을 수강한 후에야 비로소 그 교수님의 깊으신 뜻을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포항공대 화학과에서 배우는 기본적인 물리화학은 크게 ‘화학수학’, ‘물리화학 1’, ‘물리화학 2’ 의 세 과목으로 이루어져 있고, 실험수업으로는 ‘물리화학 및 분석화학실험’의 수업이 있습니다. 대부분 화학과 학생들이 2학년 1학기에 수강하는 화학수학은 물리화학 1, 2 과목을 수강하기 앞서 필요한 수학적 개념이며, 미적분의 개념부터 화학에서 식을 전개할 때 필요한 간단한 미분방정식, 양자역학의 기본이 되는 연산자 및 고유값 계산 및 그것을 위한 행렬과 벡터 등 많은 수학적 기본 지식을 배웁니다. 화학수학 과목은 전공선택 과목으로 졸업에 반드시 필요한 과목은 아니지만 화학과에서 필요한 만큼의 수학만을 배우기 때문에 다른 수학과의 과목들을 수강하지 않아도 물리화학에 필요한 여러 수학의 개념들을 전부 익힐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한 학기 동안 수학적 테크닉과 계산하는 방법을 익힌 뒤 2학년 2학기가 되면 본격적으로 물리화학 1을 수강하게 됩니다.

포항공대 화학과에서는 물리화학 1, 2 과목의 교재로 McQuarrie의 Physical Chemistry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리화학 1 부분은 양자화학에 대한 내용으로 초반에는 기본적인 수학내용부터 고전 양자역학과 오퍼레이터와 파동함수를 사용하여 에너지 및 각종 물리 값들을 계산하는 방법을 배우고, 후반부에는 무기화학을 공부할 때 쓰이는 group theory 등을 배우게 됩니다. 물리화학 2 과목은 3학년 1학기 때 배우게 되는데 물리화학 1때 배운 내용이 조금씩 쓰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열역학과 속도론 등 물리화학 1과는 다른 방향의 내용을 배우게 됩니다. 3학년 2학기가 되면 두 학기 동안 배운 물리화학 내용을 기반으로 ‘물리화학 실험 및 분석화학 실험’과목을 수강하게 됩니다. 직접 실험을 해 보면서 그간 배웠던 내용을 실제 실험에 적용해 보며 더 잘 이해할 수 있기도 하고 실험 결과를 분석하고 결론을 내는 과정을 통해 실험 보고서에 익숙해 지게 됩니다.

포항공대 화학과에 다니면서 훌륭하신 교수님들 아래에서 화학의 기본 영역인 유기화학, 무기화학, 물리화학, 생화학, 고분자화학, 분석화학 분야를 깊이 있게 배울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해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학부 3학년 과정까지 다 마친 지금 물리화학은 제게 여전히 어려운 과목이고 공부를 하면 할수록 배운 내용보다 배워야 할 내용들이 훨씬 방대하고 깊이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지난 2년 간의 배움을 통해 물리화학자들이 하는 연구가 얼마나 대단하고 가치 있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실험적 현상이나 반응 등을 해석하고 분석하며 물질이 가지는 특성을 찾고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물질들의 세계인 양자역학의 측면에서 자연과 물질을 해석하는 등의 연구를 하는 저희 학교의 물리화학 교수님들과 대학원생 및 전국 각지의 물리화학자들이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또 다른 과목들을 수강하면서 물리화학에서 학습한 개념들과 선행연구들 특히 레이저를 활용한 실험 기구들이 여러 화학의 분야에서 사용되는 것을 보며 물리화학이 ‘화학의 뿌리’라는 교수님의 말씀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긴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글_민승환 화학과 14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