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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겨울호 / Movie inside /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2019-01-23 197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이번 겨울호부터는 영화 속에 숨겨진 과학을 파헤치는 ‘무비 인사이드’라는 새 코너가 생겼습니다. 이번 호의 주제는 최근에 개봉한 해리포터 시리즈의 후속작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에 나오는 신비한 동물들입니다. 이 영화에는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다양한 신비한 동물들이 등장하는데요, 과연 그들이 생물학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진화적으로 어떤 이점을 가졌고, 또 무엇이 그들을 생존하게 했을까요? 그럼 이 신비한 동물들이 보여주는 마법 같은 현상을 우리 ‘머글’들의 과학으로 한 번 해석해 볼까요?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는 1편이었던 ‘신비한 동물사전’의 후속작으로 우리가 흔히 아는 해리포터 시리즈 이전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해리포터가 신비한 동물 수업에 사용했던 교재인 <신비한 동물 사전>의 저자 뉴트 스캐맨더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는데요. 이 뉴트 스캐맨더는 동물을 매우 좋아하는 사람으로 여행을 하면서 다양한 크기의 신비한 동물들을 구조해 보살핍니다. 그럼 뉴트 스캐맨더가 사랑에 빠질 수 밖에 없었던 신비한 동물들을 하나씩 알아볼까요?

먼저 가장 대표적인 신비한 동물인 보우트러클은 식물의 외형을 하고 자물쇠를 잘 따는 특기를 가졌습니다. 보우트러클은 굵은 풀 줄기 같은 몸에 머리 위에 잎을 달고 있고 손과 발은 식물의 뿌리처럼 생긴 외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이 서식하는 나무가 위협을 받을 때 뾰족한 손으로 공격을 하고, 자기의 몸 색과 비슷한 나무에서 보호색을 이용하여 위장하면서 서식합니다. 우리 주변에도 이렇게 보호색을 이용하여 살아남은 생물들이 많이 존재합니다. 메뚜기, 방아깨비와 같은 곤충들은 풀과 유사한 몸빛을 가지며 몸의 말단 부위도 마치 얇은 풀 줄기 같은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주변 환경과 유사한 보호색은 생물이 천적들이 쉽게 찾아내지 못하게 도와 진화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합니다. 보우트러클도 손바닥만한 작은 크기에 식물과 매우 흡사한 외형으로 야생에서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지 않았을까요?

데미가이즈 이미지

보우트러클 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Bowtruckle.png?uselang=en

데미가이즈라는 동물은 자신의 몸을 투명하게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습니다. 해리포터 시리즈에 등장하는 투명망토를 제작할 때 이 데미가이즈의 털이 사용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데미가이즈와 같이 투명해질 수 있는 능력을 가지는 것이 과학적으로 가능한 이야기일까요? 현실에서는 투명망토의 재료가 될 수 있는 물질로 ‘메타 물질’에 대한 연구가 활발합니다. 여름호 지식더하기에서도 다뤘던 메타 물질은 원자 수준에서 그들의 구조를 조절하여 빛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바꿀 수 있는 물질입니다. 이 메타 물질은 빛이나 음파의 굴절률을 이용해서 전자기파 혹은 소리에 물체가 관측되지 않게 간섭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투명하게 보이는 메타 물질도 사실 현재까지는 특정 각도에서만 유효한 것입니다. 메타 물질이 투명 망토로 만들어 지기에는 분명 많은 한계들이 존재하지만 데미가이즈의 털도 원자수준에서 분석하면 ‘메타 물질’과 같은 특수한 소재로 이루어져 있지 않을까요?

마지막으로 ‘신비한 동물사전’ 때부터 가장 인기가 많았던 신비한 동물인 니플러를 소개합니다. 니플러는 이름부터가 ‘도둑질하다’라는 의미의 ‘니플(niffle)’에서 유래되었을 만큼 영화에서 도둑질로 주인공 뉴트의 속을 썩이는 말성꾸러기입니다. 동전이나 보석 등 반짝이는 물건을 좋아해 훔치는 것이 문제가 되지만 귀여운 외모와 장난기 가득한 모습으로 미워할 수가 없는 동물이죠. 주로 땅 6m 아래에 땅굴을 파며 사는 니플러는 두더지와 비슷한 외형을 가졌습니다. 땅 속에서 살아가는 두더지와 같은 동물들은 땅을 파기 위한 진화의 결과로 다른 포유류와 달리 앞다리의 관절이 몸 앞쪽으로 튀어나온 기이한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니플러는 이런 골격 구조와 함께 흙을 파는 삽과 같이 넓은 표면적을 가진 손과 발로 땅 속에서 살아가기에 더욱 적합한 신체적 특징들을 가지고 있죠.

니플러 이미지

니플러 출처:

https://www.elitedaily.com/p/the-baby-nifflers-in-fantastic-beasts-2-are-the-cutest-things-youll-see-today-10064216

니플러와 유사한 두더지의 골격 구조 이미지

니플러와 유사한 두더지의 골격 구조

지금까지 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속의 신비한 동물들과 관련된 진화생물학적 특징과 영화 속에 담긴 설정들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보았는데, 어떤가요? 영화 속에 나오는 동물들과 여러 설정들은 작가의 상상을 기반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과학적으로 분석해 보면 분명 비현실적인 이야기가 대부분일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의 과학 수준으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라고 해서 이 모든 이야기들이 터무니없는 상상에 불과한 것은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세계의 많은 과학자들은 다른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일들을 현실로 이루어 내기 위해 열심히 연구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흘러 과학자 ‘머글’들의 연구가 꾸준히 진행된다면, 언젠가는 불가능해 보이는 마법 같은 일들도 실현되지 않을까요?

알리미 23기 김윤희 | 생명과학과 17학번

알리미 23기 김윤희 | 생명과학과 17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