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테키안

2019 가을호 / 포스텍 연구소 탐방기

2020-01-03 118

포스텍 연구소 탐방기 / 확장형 양자컴퓨터 기술 융합 플랫폼 센터

양자는 연속적으로는 상태 표현이 불가능한 단위 입자를 의미한다. 즉, 불연속적인 0과 1의 상태로만 표현되는 미시세계 광자, 전자, 원자가 그러한 성질을 갖고 있다. 이외에 불연속적인 에너지 준위를 갖는 초전도 회로를 구성하여 이를 인공 양자로 사용하기도 한다. 고전 컴퓨터가 표현하는 0과 1은 비트라고 하며, 이는 동전의 앞면과 뒷면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양자 컴퓨터가 표현하는 0과 1은 큐비트라고 하며 측정하는 순간에야 그 상태가 정해지고 그전까지는 상태가 모호한 구의 형태로 이해할 수 있다. 북극점과 남극점이 각각 0과 1에 해당하며 이 구는 외부의 입력에 따라 임의의 방향과 임의의 각도로 돌릴 수 있어 0과 1의 상태가 동시에 가능하면서도 이들 확률의 제어도 가능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는데, 이것으로 양자의 중첩 현상을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여러 개의 양자에 대응하는 각 구에 특별한 관계를 설정할 수 있어 하나의 구를 돌리면 다른 구들도 함께 돌아가게 할 수 있다는 것이 얽힘 현상이다. 이러한 양자의 중첩과 얽힘이라는 물리 현상을 정보 통신 기술에 활용해 보고자 하는 것이 양자 기술이다. 얽혀있는 두 개의 양자를 생성하여 하나만 목적지에 보낸 후 원격으로 상대의 양자를 제어함으로써 보안성이 강한 고속 데이터 전송을 구현하고자 하는 양자통신, 환경 변화에 민감한 양자 상태의 특성을 활용하여 민감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고자 하는 양자 센서, 그리고 다수의 큐비트 간의 중첩과 얽힘을 적절히 활용하여 특정 문제를 풀어내려는 양자 컴퓨팅이 3대 양자 기술로 분류된다.

(사업추진도)

이들 중 양자컴퓨팅은 동시에 동작하는 큐비트의 수가 많아야 한다는 점에서 가장 어려운 주제이면서도 인류의 각종 난제를 풀어낼 수 있는 궁극의 기술로 평가된다. 양자 컴퓨터가 기존의 고전 컴퓨터보다 백만 배 빠르다는 것은 일반적 사칙연산을 백만 배 빠르게 수행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양자의 물리현상을 이용하여 특정 문제의 답을 빨리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정형적 풀이 방법은 알 수 없으나 하나씩 대입해 보는 방법으로 정답 여부를 알 수 있어 운이 좋으면 대입을 해서 한 번에 답을 맞힐 수도 있는 문제, 그러나 운이 좋을 확률이 너무 낮고 하나씩 대입해나가면서 확인하기에는 100년도 넘게 걸리는 문제들을 대상으로 한다. 신약개발, 미래예측, 인공지능, 유전자분석 등 다양한 인류의 난제가 이러한 문제들이며 양자 컴퓨터를 활용하여 이러한 문제를 풀어내는 알고리즘 연구가 오랜 기간 수행되어 왔다. 이러한 양자 알고리즘 개발은 이미 어느 정도의 수준에 이르렀으나, 개발된 알고리즘을 실제로 동작시키는 양자 컴퓨터가 없는 상황이므로, 실물 양자컴퓨터의 하드웨어적 구현이 인류의 미래를 변화시키는 궁극적인 기술이라 여겨지고 있다.

큐비트의 숫자를 늘리고 이들을 사용자 프로그램에 따라 정밀한 초미세 전기신호로 제어하는 집적 시스템 구현이 핵심이 되며, 이러한 확장형 양자컴퓨터 구현 연구는 물리학의 영역에서 이미 공학의 영역으로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포스텍은 Engineering Research Center(ERC)라고 하는 한국연구재단의 최대 규모 사업인 선도연구센터 공모에서 양자컴퓨터 분야로는 최초로 선정되었다. 전자공학이 중심이 되어 물리학, 소재공학, 컴퓨터공학 분야의 총 11개의 연구실과 경상북도가 참여하여 7년간 총 150억 규모로 지난 6월부터 시작되었다. 양자 현상이 잘 관측되는 절대온도 0K 부근의 극저온 초전도 환경에서 대량의 큐비트를 구동 및 관측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확장형 양자컴퓨터 실물 구축의 전 영역을 포함하는 집단 연구를 대한민국 최초로 시도한다. 구축된 양자컴퓨터는 인터넷접속을 통해 전 세계의 양자 기술 연구진들이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함으로써 앞으로 인류의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는데 기여할 것이다.


글/  심재윤 전자전기공학과 교수.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