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테키안

2019 겨울호 / 알.쓸.신.잡

2020-01-23 8

알.쓸.신.잡

빠르게 도는 자동차의 바퀴는 왜 거꾸로 도는 것처럼 보이는 걸까?


빠르게 돌아가는 자동차의 바퀴나 프로펠러를 본 적 있나요? 계속 한 방향으로 돌아가다가, 어느 순간 반대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나요? 어떤 물체가 회전하거나 움직일 때, 인간의 눈은 움직임의 흐름을 모두 인지하진 못합니다. 하지만 잔상효과(Afterimage)로 인해 뇌에 이전에 봤던 이미지가 남아 다음 장면을 보고 이렇게 변화한 것이겠구나, 하고 예측하는 것입니다. 플립 북이나 애니메이션에서 그림 여러 장을 빠르게 교차해서 보여줄 때 정지된 그림이 아닌 움직이는 영상처럼 보이는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랍니다. 사람의 눈은 보통 10~100fps(frames per second), 즉 1초에 적게는 10개에서 많게는 100개의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능력은 주변 환경이나 당시의 컨디션 등에 따라 크게 좌우됩니다. 회전하는 바퀴를 예로 들었을 때, 바퀴가 12분의 1초에 한 바퀴씩 돈다면 12fps를 인지하는 사람은 계속 같은 모양의 장면만 보기 때문에 바퀴가 가만히 정지한 상태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이 속도보다 조금 더 빠르게 돈다면 바퀴가 느리게 도는 것처럼 보일 것이고, 조금 더 느리게 돈다면 바퀴가 거꾸로 도는 것처럼 보일 것입니다. 상상되시나요? 이러한 현상을 마차 바퀴 현상(Wagon-wheel Effect)이나 스트로보 효과(Stroboscopic Effect)라고 합니다. 이러한 현상은 일종의 착시현상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 착시현상을 이용해 만들어진 영화 속 명장면이 있다고 합니다! 영화 <나우 유 씨 미 2>에서는 하늘에서 내리는 빗방울을 멈추는 마술을 보여주는데, 약간의 CG가 포함되어 있긴 하지만 스트로보 효과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장면이라고 합니다. 물을 하늘에서 비처럼 내리게 떨어뜨린 뒤 특정 속도에 맞춰 조명을 깜박거리게 되면 특정 위치에 있는 물방울만 보이게 되어 실제로 물은 한줄기로 떨어지고 있지만, 특정 위치에 물방울이 정지해 있는 것처럼 보이게 됩니다. 실제 그 영화 장면을 보면 조명이 깜박거리는 것을 볼 수 있답니다. 정말 신기하지 않나요? 하지만 스트로보 효과로 인해 사고가 일어나는 경우도 많다고 해요. 빠르게 움직이거나 회전하는 기계를 다루는 경우 자체적인 형광등의 깜박임으로 인해 기계가 작동하지 않는 것처럼 보여 사고가 나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해 깜박임이 없는 백열등을 이용하거나 빛이나 기계의 주파수를 조절해 사고가 나지 않도록 한다고 합니다.

왜 어떤 때에만 잠에서 깨는 게 힘든 걸까?

매일 자는 시간은 비슷한 것 같은데, 아니 오히려 어제보다 더 오래 잔 것 같은데도 일어나기 힘든 날이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뇌파(brainwave)는 뇌 신경에서 신호가 오갈 때 생기는 전기의 흐름이며, 사람의 감정 상태나 몸의 상태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 뇌의 활동 상황을 측정하는 지표로 사용됩니다. 뇌파는 우리가 생각하는 단순한 진동의 형태를 띠는 파동이 아닌, 매우 복잡한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파워 스펙트럼 분석’이라는 방법을 통해 뇌파를 특정 주파수를 가진 성분들로 분리해 그 크기를 통해 분석합니다. 뇌파는 주파수 영역에 따라 나눌 수 있습니다. 또한 뇌파의 종류는 수면의 단계에 따라 다르게 발생합니다.

 

이미지 출처 수면의 주기(Stages of Healthy Sleep)
http://sleepnews.info/what-is-rem-why-does-it-matter

수면의 시간은 렘수면(Rapid Eye Movement sleep, REM sleep)과 비렘수면(Non-Rapid Eye Movement sleep, Non-REM sleep)으로 나뉘고, 비렘수면은 1단계에서 3단계까지 세 개의 단계로 나뉘어 있습니다. 수면이 진행되는 동안 비렘수면의 1단계에서 3단계, 그리고 렘수면이 계속해서 순환하는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깨어 있는 상태에서는 뇌파 중 알파파와 베타파가 모두 있으며, 눈을 뜨고 있을 때는 베타파가 알파파보다 우세하지만 잠이 들수록 알파파가 더 우세해 지고 알파파가 50% 이상이 되면 비렘수면 1단계로 넘어가게 됩니다. 비렘수면 1단계는 1분에서 5분가량 지속된 후 2단계로 넘어가며, 전체 주기의 5% 정도를 차지합니다. 1단계에서는 아주 작은 자극에도 잠이 쉽게 깨고 다음 단계인 2단계로 넘어가게 되면 심박수와 체온이 낮아지고, 수면 방추(sleep spindle), K복합파(K-complex)라는 뇌파를 보이게 됩니다. 수면 방추는 뇌의 특정 부분들을 활성화하고, K복합파는 더 깊은 잠인 3단계를 유도하며 뇌파가 서서히 델타파로 변하게 됩니다. 2단계는 첫 주기에서 25분간 지속되며 순환을 계속할수록 길어져 전체 수면의 50% 정도를 차지하게 됩니다. 뇌파가 모두 델타파로 변하면 가장 깊은 잠의 단계인 3단계로 넘어가게 됩니다. 델타파는 아주 느린 주파수와 큰 진폭을 가진 신호입니다. 이 시간은 우리 몸의 뼈와 근육을 재생하고 면역 시스템을 강화하며 조직들을 회복하는 시간으로 나이가 들수록 3단계보다 2단계의 비중이 더 늘어나게 됩니다. 가장 깊은 잠을 지나 순환의 마지막 단계인 렘수면 상태는 꿈과 관련이 있는 상태입니다. 깨어 있는 상태와 비슷하고 눈과 횡격막 근육은 활성화되어 있지만, 골격근은 움직이지 않고 숨 쉬는 속도가 불규칙하게 변하게 됩니다. 보통 잠이 든 뒤 90분 정도가 지난 후에 렘수면 상태에 도달하며 잠을 자는 동안 점점 길어져 처음엔 10분 정도이다가 나중에는 약 1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잠에는 이러한 단계가 있기 때문에 잠에서 깨어날 때도 다른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는데요. 3단계일 때 외부의 자극에 의해 잠이 깨게 되면 가장 깊은 잠의 단계에서 강제로 깨워진 것이기 때문에 보통 30분에서 1시간 정도 비몽사몽한 상태(sleep inertia)로 있게 됩니다. 또 엎드려서 잠을 자다가 누가 건드리지도 않았는데 깜짝 놀라며 잠에서 깨 부끄러웠던 적 있나요? 잠을 잘 때 수면의 단계가 반복될수록 근육이 점점 더 이완되는데요, 이때 피로나 스트레스로 인해 몸이 긴장 상태를 유지하려 하다가 이완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수면 놀람증’이 와서 움찔하며 잠에서 깨게 되는 것입니다.

알리미 24기 생명과학과 18학번 홍성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