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테키안

2020 가을호 / 문화 거리를 걷다

2020-10-20 65

단순한 취미에서 아이디어스 작가까지 

 

4학년이 되어 제 대학 생활을 되돌아보니 참으로 다양한 활동을 했다고 느낍니다. 그림을 그리는 것은 저의 다양한 취미 중 하나였습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지만, 고등학생이 된 이후부터는 취미 생활보다는 대학교 입시가 우선순위가 되었기에 그림을 한동안 그리지 못했습니다. 대학교 입학 후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새로운 단체에서 새롭게 만난 사람들, 쏟아지는 어렵고 많은 양의 과제 등을 이유로 취미를 즐기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하고 싶었던 것도, 해야 할 것도 많았던 저에게 그림이라는 한 가지 분야에 집중할 시간은 터무니없이 적었기에 그저 어린 날의 취미 중 한 가지로 기억 속에 묻어둘 뿐이었습니다. 

그랬던 제가 그림에 좀 더 집중하게 된 계기는 학교생활로 지친 몸과 건강을 회복하려 했던 한 학기 간의 짧은 휴학이었습니다. 평소에 하고 싶어 하던 보드게임 카페, 서빙 등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휴학 기간 중 시간은 넘쳐났습니다. 대학 생활이 얼마나 바쁘고 치열했는지를 새삼 깨닫게 되면서, 저는 전보다 저만의 시간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시간에 여유가 생기니, 나에 대해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에 대해 알게 되었고, 평소 도전하고 싶다고 생각한 움직이는 이모티콘을 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GIF로 제작할 수 있도록 수십 장의 그림을 그려야 했기에 두 달간의 짧다면 짧은, 길다면 긴 제작 기간을 거쳐 결국 24개의 움직이는 이모티콘을 제작하였고 카카오톡에 제안서를 제출했습니다. 아쉽게도 승인까지는 가지 못했지만 ‘내가 이런 것도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저의 가능성에 대해 알게 되었고, 다른 것도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짧은 휴학이 끝나고 달라진 점이 있다면, 좀 더 제 삶에 여유가 생겼다는 점이었습니다. 예전에는 해야만 하는 것에 급급해 조급하게 생활했다면, 휴학 이후에는 하고 싶은 일과 해야만 하는 일을 하는 시간을 조절하여 생활했고 자연스레 그림을 그리는 시간도 길어졌습니다. 작업물이 점점 많아지면서, 주변의 많은 지인이 ‘아이디어스’라는 수공예 작가 플랫폼에 입점해 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의견을 주었습니다. 입점 준비는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그려왔던 그림들을 정리하고, 3일 정도 새롭게 그림을 그리면서 자료를 정리해 지원했습니다. 2주 후, 아이디어스 입점 승인이 나서 본격적으로 일러스트 작가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누군가가 보기에는 큰 플랫폼이 아닐 수도 있고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저에게는 무엇을 이루어 냈다는 보람과 뿌듯함을 안겨주었습니다. 

취미의 사전적 정의는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해 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취미일 뿐이었던 그림을 전문적으로 그리게 되었지만, 그보다 제가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즐기기 위해 하는 취미지만 목표를 세워 더 발전시키니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 더 즐거워졌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해야만 하는 일을 하는 것도 좋지만 하고 싶은 일도 병행하며 인생을 좀 더 풍요롭고 즐겁게 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 모두 행복하게 살기 위해 지금까지 노력하며 살고 있으니까요. 모두가 인생에서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잊지 않으면서 즐겁게 살아갈 수 있기를 기원하며 글을 마칩니다! 

 

화학공학과 17학번 장 아 림